『파도가 지나간 뒤』는 너와 나, 둘로 시작한 모험이 하나가 되었다가 다시 ‘우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시적인 문장과 서정적인 그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작은 두 존재가 파도에 밀려 낯선 섬에 다다른다.
둘은 각자 섬을 탐험하다가 길을 잃기도 하고 서로를 찾아 헤매기도 한다.
이들의 여정에는 여러 변화가 잇따르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관계’이다.
얼핏 흩어진 듯 보였던 관계는 새로운 만남을 불러오고 점차 확장된다.
그 모습은 마치 때때로 혼자가 되었다가 다시 둘이 되기도 하는 연인 관계 같기도,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고 떠나보내기도 하는 가족 관계 같기도, 뜻밖에 만나 가까워지는 친구나 이웃 관계를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작품은 메시지를 또렷하게 드러내기보다는 함축적인 그림과 문장으로 여러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두어 더 많은 독자의 마음을 살핀다.
이를 읽는 독자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읽어 나갈 수 있으며, 각기 다른 영감과 위안을 얻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공통으로 깨닫고 마는 한 가지는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
누군가와 함께하는 행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진실이다.
파도처럼 밀려갔다 밀려오는 순간들,
거센 파도가 지나간 뒤에도 이어지는 우리의 삶
작품은 두 주인공이 탄 작은 배가 파도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아득한 바다를 건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낯선 섬에 도착한 둘을 기다리는 건 안식이 아니라 낯선 곳에서의 또 다른 모험이다.
대부분의 모험이 그러하듯 이들 역시 때론 두렵거나 당황스러운 순간을, 때론 달콤하고도 아름다운 순간을 경험하는데,
이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가 종종 뜻하지 않은 상황과 맞닥뜨리곤 하는 우리의 삶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