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자아 존중’ 이야기
『기린은 너무해』의 주인공 기린 에드워드는 목이 길어 불만인 점들을 하나하나 나열하며 한편 얼룩말, 코끼리, 사자의 목을 부러워한다.
그러던 가운데 에드워드는 목이 짧아 슬픈 거북이 사이러스를 만난다.
사이러스는 언덕 위에 있는 바나나가 익어 가는 것을 밤새 지켜보며 그것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에드워드는 기꺼이 기다란 목으로 잘 익은 바나나를 따 준다.
“에드워드, 네 목은 진짜 대단해. 놀라운 일을 해내잖아.”
“고맙다, 사이러스. 네 목도 근사해. 우아하고 품위가 있어. 등딱지하고 잘 어울려.”
두 친구는 서로의 목을 아낌없이 칭찬한다.
곧 사이러스는 말한다.
“정말 특별한 말을 해 주는구나, 에드워드.”
그렇다.
특별한 말 한마디.
목이 길든 짧든, 손가락이 길든 짧든 괜찮다.
들창코여도, 곱슬머리여도 괜찮다.
키가 작거나 아주 커도 상관없는 일이다.
목이 길든 짧든, 들창코라면 그 나름의, 곱슬머리라면 곱슬머리 나름대로 자기만의 개성이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거북이 사이러스의 입을 빌려 얘기해 준다.
내가 누군가에게, 또는 누군가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한마디의 칭찬.
그 말 한마디를 건넴으로 또는 받아들임으로 우리의 자의식은 한층 더 성장한다.
그 단 한마디의 말이 눈물이 찔끔 날 만큼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는 사실은 두말할 것도 없다.
『기린은 너무해』는 그저 유쾌하기만 한 그림책이 아니다.
유머러스한 이야기 속에 한 방울의 감동이 고이 자리하고 있다.
불평투성이 기린 에드워드에게서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가 느꼈던 뭉클한 감동 또한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