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탁, 퍽, 우당탕! 틈만 나면 난장판. 싸움의 모든 것에 관한 통합적 고찰!
눈에 띄게 커다란 판형의 이 책은 ‘싸움’에 관한 모든 것을 말하는 책이다.
싸움의 역사와 의외의 효능, 발단과 전개, 싸움의 갖가지 유형이 소개된다.
진정한 싸움은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한창이던 싸움이 마법처럼 끝장나는 순간은 언제인지 등등,
‘애들 싸움’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낸 이 그림책은 싸움에 관한 완벽한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세르주 블로크 & 다비드 칼리, 다시 한번 만발한 최고의 파트너십
위트 넘치는 글 작가 다비드 칼리와 남다른 감각의 화가 세르주 블로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협업하며 감동적인 그림책을 만들었다.
다비드 칼리의 재치 넘치면서도 철학적인 문장과 세르주 블로크의 단순하고 감각적인 그림은 서로의 강점을 동반 상승시키며 전 세계 많은 독자들을 기쁘게 해 왔다.
대상의 본질을 단번에 꿰뚫는 두 사람의 통찰력은 이번 그림책에서 가장 유쾌한 방식으로 진화했다.
아마도 예닐곱 살의 남자아이로 보이는 책 속의 화자는 시종일관 진지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다가도 중요한 국면에서 삐끗하고 마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 준다.
공정하지 않은 싸움의 허구나 앞뒤가 맞지 않는 어른들의 잔소리에 대해 지적할 때면 말썽꾸러기답지 않은 날카로운 일면을 보여 주기도 한다.
특유의 자유분방한 드로잉에 판화 형식의 패턴을 더해 연출한 그림은 내내 즐거운 기운을 발산한다.
“누가 시작했어?” 하는 선생님의 물음에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는 손가락,
왜 싸웠냐는 질문에 머릿속이 하얘진 채 멀뚱히 마주보는 두 아이의 표정, 긁히고 멍들고 온통 엉망이 되어서도 자랑스럽게 웃는 입술 사이로 보이는 이빨 세 개,
싸우는 아이를 근엄하게 꾸짖고 다음 날 럭비장에 가서 괴수로 돌변하는 어른의 모습 들에 웃지 않을 도리가 없다.
진정한 싸움은 무엇인가에 대한 명쾌한 FAQ
Q. 싸움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A. 모르는 소리. 싸움은 건강에 아주 좋다. 팔다리 관절이 단련되고, 혈액 순환이 촉진된다. 따로 운동을 할 필요가 없다.
Q. 싸움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A. 불씨는 순식간에 타오른다. 마주친 눈길, 또는 헛디딘 발 정도면 충분하다.
Q. 싸움을 하려면 몇 명이 필요할까?
A. 꼭 정해진 숫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양쪽의 균형이다.
Q. 싸움이 끝나면 무엇이 남나?
A. 가벼운 찰과상과 혹 몇 개. 이것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나를 돋보이게 하는 훌륭한 트로피이다. 만약 싸우는 걸 친구들이 못 봤다면, 그게 훨씬 좋다. 부풀려서 말할 수가 있으니까.
『싸움에 대한 위대한 책』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결국 왜 ‘싸움’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다.
어른들의 스포츠, 즉 ‘재미로 하는 싸움’이나, 한 사람 대 여러 사람의 ‘비겁한 싸움’ 등은 진정한 싸움이 아니다.
아이들이 열거하는 진정한 싸움의 요건 속에는 건강한 방식의 성장을 말하기 위한 다양한 요소가 들어 있다.
진정한 싸움이란 ‘4색 펜’과 같은 아주 중요한 발단에서 시작하는 신나는 몸놀이이다.
그러나 “타임! 나 눈에 모래 들어갔어.”라든가
“아무도 움직이지 마! 내 피카츄 시계가 없어졌어!”와 같은 말을 누군가 외칠 때 다 같이 멈춰 주어야 하는 공정한 규칙이기도 하다.
싸우고, 놀고, 웃고, 또 싸우는 것이 모든 아이들의 의무임이 『싸움에 대한 위대한 책』이 전하는 ‘위대한’ 메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