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인 만남!
누렁이와 꼬리 꽃은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숲속 동물들 모두가 성격 고약하다고 상대하지 않던 호랑이를 꼬리 꽃은 만나자마자 대뜸 ‘누렁이’라는 이름으로 친근하게 부른다.
대번에 “누렁이, 넌 누구냐?”고 당당하게 외친 것도 모자라, 게슴츠레 귀찮아하는 호랑이를 마음껏 움직여 동네의 궂은 일들을 말끔하게 해결하며 호랑이를 조련한다.
꼬리 꽃은 하루 아침에 일어난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이면 뭐든 담담하게 해치우는 시크한 존재다.
누렁이가 붙은 건 짜증 나는 일이지만 이웃들을 만나면 한없이 즐겁고, 몸이 좀 젖는다 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그걸로 또 충분한 매력덩어리.
이지은 작가는 천의 얼굴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을 다채로운 표정과 경쾌한 몸짓으로 꼬리 꽃이라는 대체 불가한 존재를 탄생시켰다.
꼬리 꽃이 ‘누렁이’라고 친근하게 지칭하는 호랑이는 또 어떤가. 맛있는 걸 내놓으라고 두 눈을 치켜뜨고 양손의 발톱을 한껏 날카롭게 들이대며 흥분하지만,
실은 겁 많고 게으른 ‘츤데레’를 연상케 한다.
‘성격 고약한’으로 단정하기엔, 이 누렁이의 일거수일투족이 무심한 듯 사랑스럽다.
『친구의 전설』은 대체 불가 매력의 양대 산맥, ‘누렁이’라 불리는 호랑이와 꼬리 꽃의 일상을 담담하고도 진솔하게 담아냈다.
어떤 친구 사이가 이토록 치명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이만큼 오래 기억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