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일기장』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이탈리아 로마에서 43세의 주인공인 발레리아가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집이다.
좋은 딸, 좋은 아내, 좋은 엄마로 살아온 발레리아는
아주 우연한 충동으로 까만 공책을 사게 된다.
그는 이 공책에 자신의 은밀한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기로 결심한다.
발레리아는 여성의 사유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일기를 쓴다는 것을 가족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발레리아는 일기를 쓰며 아내이자 엄마 이상의
존재로 자신을 재발견하면서 오랫동안 품고 있던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과 욕망을 직면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발레리아는 사회가 요구하는 모습과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 사이에서
큰 혼란과 죄책감을 겪는다.
발레리아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전통적인 여성상인
현모양처를 선택하는 대신 그의 세대에서는 다소
이례적으로 맞벌이를 택했다.
하지만 동시에 ‘좋은 아내이자 좋은 엄마’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일기 속에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억압이
부당하다고 느끼면서도 가족의 도움을
거절하기도 하고,
진취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딸을 비난하기도 한다.
아들에 대한 연민과 딸에 대한 질투,
남편에 대한 원망과 사장 귀도와의 일탈 등이
얽히면서 발레리아는 그의 자아와 욕망에 눈을 뜬다.
『금지된 일기장』은 아주 평범한 여성의 아주 복잡한
내면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 고전 작품이다.
목차
1950년 11월 26일 · 9
~
1951년 5월 27일 · 422
금지된 일기장에 내밀한 욕망을 고백하다
(김지우 번역가) · 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