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방인의 음식 자지앙미엔이 온 국민에게 사랑받는 짜장면이 되기까지
한국에 화교 사회가 정식으로 생겨난 건 1882년 임오군란 때부터입니다.
이때 화교들은 대부분 중국 산둥 지방에서 건너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산둥은 밀가루를 이용한 면 요리와 만두 요리가 유명한데, 대표적인 면 요리가 바로 ‘자지앙미엔’입니다.
1920년대 산둥 지방은 가뭄에 홍수에 마적 떼까지 들끓어 먹고살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한반도로 건너왔습니다.
오늘로 치면 ‘난민’들인 셈입니다.
주인공 아꿍네 가족도 그랬습니다.
가난한 외국인 노동자의 주린 배와 서글픈 마음을 채워 주던 고향 음식이 한국 사람들에게는 새롭고 신기한 음식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지앙미엔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났지요.
자지앙미엔이 퍼져 나가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게 변한 것이 바로 ‘짜장면’입니다.
6·25 전쟁 이후 미국의 밀가루 원조로 인해 정부에서 혼·분식 장려 운동을 펼치고,
공업화로 인해 농촌에서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값싸고 맛있는 짜장면은 최고의 외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배달 문화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짜장면은 언제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가장 친근한 음식이 되었지요.
짜장면으로 나와 너, 오늘과 내일을 잇다
《짜장면 왔습니다!》는 4세대에 걸친 한국 화교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 아꿍과 그 가족의 삶을 통해 우리 안의 이방인을 보다 가깝게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백 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우리 근현대사의 질곡을 함께 겪으며 끈끈한 가족애와 강인한 생활력,
근면함으로 낯선 땅에 자리 잡는 과정과 외국인으로 겪어야 했던 어려움까지 가감 없이 그리고 있지요.
아꿍 가족의 이야기는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지금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모든 문화는 서로 주고받는 가운데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또 시대와 상황에 맞게 변주되면서 또 다른 풍성한 문화를 빚어내지요.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백 년 전보다 훨씬 다채로운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곳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문화와 역사, 모습을 지닌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자라날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