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바다 끝 어느 마을에 바다를 비추는 불빛이 촛불인 아주 낡고 오래된 등대가 있습니다. 어느 날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서 등대지기와 갈매기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밤, 거센 바람에 등대의 촛불마저 꺼졌습니다. 이때 파도에 휩쓸려 갈 곳을 잃고 방황하던 배가 등대를 향해 다가옵니다. 등대지기가 아무리 외쳐도 소리가 닿질 않아요. 체념하려던 찰나, 갑자기 등대에서 24개의 노란 불빛이 비추기 시작합니다.
고전적인 일러스트의 《The Lighthouse Cat》입니다. Anne Mortimer는 고양이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하죠. 고양이털, 머리카락, 밧줄의 작은 실 한 가닥까지 보일 정도로 굉장히 섬세한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작품인데요, 이런 사실적인 일러스트가 동화 같은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만들어줍니다.
책의 마지막에 이 이야기를 어디에서 영감 받았는지 소개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옛날에는 촛불로 등대의 불빛을 밝혔나 봅니다. 영국의 Winstanley's wooden Tower(1968)와 Rudyerd's Tower(1709) 그리고 Smeaton's Tower(1759)라는 구체적인 등대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는데요, 촛불로 바다를 비춘다는 게 어쩐지 낭망적이다 싶어요. 그래서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가 탄생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