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생떼를 쓴지 427일째, 마침내 허락을 받았습니다. 대신 밥 먹이고, 씻기고, 털 치우고, 방도 치우고, 할머니에게 편지도 쓰고, 매일 20분씩 책읽기를 하기로 약속했어요. 그렇게 Maximilian Augustus Xavier, 일명 맥스를 입양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냥이는 매사에 심드렁합니다. 쥐 인형도, 깃털도, 나의 유머에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사고만 치고 다닙니다. 친구네 냥이는 애교도 많고 같이 잘 놀아주는데 말이죠. 그뿐인가요,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는 사고뭉치라 식구들조차 싫어합니다. 난감하네요. 이 일을 어찌할까요.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제작되는 현 시대에 낡은 집의 빈티지 벽지에 그려낸 것 같은 멋진 그림책이라는 평가의 《Negative Cat》입니다. 칼데콧 상을 두 번이나 받은 소피 블랙올 Sophie Blackall의 작품이고요.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와 사고뭉치 고양이의 이야기를 톤 다운된 올드 스쿨 느낌의 매력적인 일러스트로 전하고 있는데요, 고양이 이야기는 모두가 즐거워할 멋진 결말로 이어지는데요, 바로 책읽기입니다.
실제로 동물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상호 정서적 안정과 유대감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논문이 있는데요, 논문보다 이 그림책의 전달력이 훨씬 뛰어나네요.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