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 《봄의 원피스》와 《가을의 스웨터》를 잇는 계절 그림책 시리즈, 그 세 번째 이야기
- 겨울을 대표하는 옷인 ‘코트’를 만들며 되짚어 보는 계절의 기억과 이미지
유리창에 뽀얗게 서린 김, 노점에서 부지런히 구워지는 붕어빵 냄새,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 따뜻한 이불 안에서 까 먹는 달콤한 귤, 코끝에 닿는 차가운 공기…….
추운 날씨만큼 온몸의 감각이 한껏 뾰족해지는 ‘겨울’을 담뿍 담아낸 책, 《겨울의 코트를 만들러 가요》가 출간되었다.
2019년에 출간된 《봄의 원피스》, 2020년에 출간된 《가을의 스웨터》를 잇는
이시이 무쓰미, 후카와 아이코 콤비의 세 번째 계절 그림책에는 주인공인 토끼 ‘사키’가 다시 등장해서 겨울을 대표하는 옷인 ‘코트’를 만든다.
양장점 주인인 미코 아줌마의 도움으로 엄마에게 물려받은 코트를 수선하는 과정 안에 겨울의 심상을 감성적이고 폭신하게 그려 냈다.
갑자기 찾아온 겨울 아침에 연 엄마의 상자. 그 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어느 날 아침, 오스스 한기에 눈을 뜬 사키는 창밖을 보고 깜짝 놀란다.
어제까지만 해도 낙엽으로 가득했던 땅이 밤사이 내린 눈으로 새하얗게 뒤덮여 있었기 때문이다.
겨울옷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엄마는 당장이라도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사키를 보며 고민에 빠지고,
사키를 데리고 다락방으로 가 한쪽에 보관해 두었던 ‘엄마의 겨울 상자’를 연다.
목도리, 귀마개, 장갑 같은 상자 속 겨울 물건 중에서 사키의 눈에 빨간색의 코트가 콕 들어와 박혔다.
따뜻하고 포근한 빨간색 코트는 한 바퀴 휘리릭 돌면 아랫부분이 꽃처럼 동그랗게 퍼지는 데다가 어린 시절 엄마의 추억이 담긴 소중한 옷이다.
하지만 아직 몸집이 작은 사키에게는 코트가 너무 크고,
사키와 엄마는 솜씨 좋기로 소문난 미코 아줌마네 양장점에서 옷을 수선하기로 한다.
미코 아줌마와 사키는 겨울에 뭘 하고 노는지,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 등
겨울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사키만의 새 겨울 코트를 완성해 나간다.
사키 몸에 꼭 맞도록 고친 엄마의 빨간 코트는 어떻게 바뀔까?
그리고 그 옷에는 앞으로 어떤 기억이 쌓여 갈까?
사락사락 눈 내리는 고요한 밤의 재봉틀 소리,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겨울 그림책
이번 책은 기억을 되짚으며 계절의 이미지를 완성해 가는 이 시리즈만의 전개 방식이 특히 돋보이는데,
서정적인 글과 부드러운 질감의 그림이 겨울이 주는 고요한 인상과 꼭 맞아떨어지며 오감을 자극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청각적인 요소가 강해, 타들어 가는 장작 소리를 배경으로 나긋하게 이어지는 대화와 삭둑거리는 가위 소리,
재봉틀 소리, 사각사각 눈 내리는 소리는 한데 어우러지며 겨울 이미지를 더욱 생생하게 그려낸다.
또한 이번에 만든 사키의 옷에는 ‘엄마의 추억’이 섞여 주인공 사키 혼자였던 《봄의 원피스》,
친구인 다람쥐 수리의 사연을 담은 《가을의 스웨터》에 이어 ‘가족’으로 관계를 확장했다.
자신만의 계절을 하나씩 늘려 가는 것처럼 나의 세계, 주변 사람들과의 추억도 늘어나는 모습이 더욱 정겹고 따뜻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