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야구를 하고 싶은 흑인소녀, 하지만 야구는 여자아이에게 허용된 운동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연습하고 또 연습하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할머니가 말씀해주신 최고의 야구선수 Josh Gibson을 생각하며. 마침내 기회가 왔다. 지역야구팀에서 사촌이 팔을 다친 것을 계기로 선수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Angela Johnson의 《Just Like Josh Gibson》은 얼핏 보면 야구를 좋아하는 흑인소녀가 역경을 뚫고 마침내 성공한다는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주인공 소녀가 닮고 싶어 하는, 책의 제목인 Josh Gibson을 염두에 두면 조금 의미가 확장이 됩니다.
흔히 홈런왕이라고 하면 Babe Ruth부터 Hank Aaron, Mark Mcgwire, Barry Bonds 등 다양한 이름을 거론할 겁니다. 그러나 조명 받지 못한 세계 최고의 야구선수는 누가 뭐라고 해도 Josh Gibson이었습니다.
Barry Bonds가 한 시즌 73개의 홈런을 날렸을 때 그 누구도 다시는 이룰 수 없는 기적이라고 했지만, 1911년부터 1947년까지 니그로 리그에서 활약한 Josh Gibson은 한 시즌 84개의 홈런을 날렸습니다. 또 4할 타자는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그는 1941년에 4할이 아니라 .521 즉 5할 타자였습니다. 죽기 전까지 통산 타율이 .391이니까 말 다했죠.
당시 메이저리그는 흑인들에게 문호를 열지 않았고, 그래서 니그로리그에서 활약했습니다. 간혹 있는 친선경기에서 백인들과 부딪혔을 때 전설적인 투수들을 상대로 장외홈런을 비롯해 4할이 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흑인선수가 참여할 수 있게 된 1947년에 그는 지병으로 인해 숨을 거두게 됩니다. 향년 35세. 정말 안타까운 나이죠.
Angela Johnson의 《Just Like Josh Gibson》은 소녀의 성장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안타까운 사람을 기억하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정말 좋은 책이 아닐까 싶어요.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