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볼로냐 라가치 상, 에즈라 잭 키츠 상 수상 작가 염혜원의
『쌍둥이는 너무 좋아』를 잇는 쌍둥이 자매 대소동, 그 두 번째 이야기!
우리는 쌍둥이야. 그래서 뭐든지 두 개씩 있지.
침대도 두 개, 원피스도 두 개, 인형도 두 개.그런데 어느 날, 우리한테 동생이 생겨 버렸어.
우리가 동생이랑 잘 지낼 수 있을까?
우리는…… 좋은 언니가 될 수 있을까?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은 아이들의 귀여운 투정
전작 『쌍둥이는 너무 좋아』에도 나와 있듯이, 쌍둥이 자매는 태어나면서 뭐든지 나눠 썼다.
하지만 점차 자라면서 각자의 이불을 갖기 시작한 이후로 쌍둥이는 뭐든지 두 개씩 갖게 된다.
침대도 두 개, 원피스도 두 개, 인형도 두 개, 인형 유모차도 두 개.
하지만 쌍둥이에게 하나뿐인 게 있다! 바로 엄마다.
다른 건 다 두 개씩 있어서 괜찮지만 엄마는 한 명뿐이라 영 난감하다.
엄마를 두 쪽으로 나눌 수도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쌍둥이는 엄마를 두고 매일매일 다툰다.
엄마 침대에서 같이 잘 땐 내 쪽을 보고 잤으면 좋겠고, 그네 탈 땐 엄마가 나를 먼저 밀어 줬으면 좋겠다.
동생은 고작 삼 분 먼저 태어난 언니에게 엄마를 빼앗길 수 없고, 언니는 삼 분이나 늦게 태어난 동생에게 엄마를 빼앗길 수 없다.
그렇게 두 소녀는 엄마를 독차지하고 싶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쌍둥이가 더 이상 엄마를 가지고 싸워서는 안 될 이유가 생긴다. 쌍둥이에게 동생이 생긴 것이다.
동생을 만나며 변화하는 아이들
배가 불뚝 나온 엄마는 쌍둥이에게 언니가 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엉겁결에 언니가 된 쌍둥이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엄마는 손이 두 개뿐인데 아기 손은 누가 잡아 주냐며 아이다운 걱정과 궁금증을 내비칠 뿐이다.
그런데 막상 동생이 눈앞에 나타나니 쌍둥이가 누리던 일상이 빠르게 변한다.
엄마의 침대에는 어린 아기가 누워 있고, 엄마는 아기를 돌보느라 그네를 밀어 줄 시간이 없다.
엄마를 동생에게 빼앗겨 버린 쌍둥이는 이제 엄마를 두고 다툴 시간조차 없다.
모든 것이 변했을까?
그렇지 않다.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쌍둥이가 늘 엄마의 사랑을 원한다는 사실이다.
쌍둥이는 이제 엄마의 사랑을 받기 위해 짧은 다리로 총총 달리며 심부름한다.
앞다퉈서 동생에게 새 기저귀를 가져다주고, 동생에게 고무젖꼭지를 가져다준다.
그리고 엄마 품에 안겨 말한다. “내가 더 좋은 언니지?”
따뜻하고 포근한 색채와 어우러지는 가족의 사랑
염혜원은 인물을 고운 색깔의 수채화 물감으로 채색함으로써 쌍둥이 가족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표현해 냈다.
엄마는 걷는 것도 느려질 만큼 몸이 무거워졌지만, 산뜻한 분홍색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늘 다정하게 쌍둥이를 바라본다.
각각 노란색과 분홍색 물방울무늬 원피스를 입은 쌍둥이 자매는 자주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있지만
염혜원 작가 특유의 동글동글한 필치와 따뜻한 색채 덕분에 누가 봐도 귀엽고 사랑스럽게만 보인다.
또한 전작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아기의 모습은 이번 그림책의 백미다.
쌍둥이의 표현처럼 꼭 종이봉투에 들어 있는 빵 같았던 아기가 요람 안에서 토끼 인형과 함께 온몸을 대자로 뻗고 쿨쿨 자는 모습에는
너나할 것 없이 실소가 터진다.
이렇게 다정하고 포근한 그림을 바탕으로 하여 염혜원은 전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랑을 베푼다는 것의 의미를 전해 준다.
쌍둥이는 동생과 놀아 주고 동생을 아껴 줄수록 동생의 사랑스러움을 발견한다.
그렇게 쌍둥이는 내가 베푼 사랑이 또 다른 사랑을 피어나게 한다는 걸 조금씩 배워 나간다.
사랑을 베푼다는 건 상대를 위해 나의 시간을 쓴다는 것이고,
그럴수록 사랑은 듬뿍듬뿍 자라나며, 상대는 내게 더 소중해진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