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라벨의 음악 〈볼레로 Boléro〉의 구성에 맞춰 아이의 춤과 같은 여정을 그린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이다. 책의 배경 음악이 되는 〈볼레로〉는 영화 음악감독이자 현재 이날치로 활동 중인 장영규 음악감독이 편곡을 맡아 음악을 따라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게 했다.
〈볼레로〉의 구성이 그러하듯 책 속의 아이 또한 쌓아 올려지다 끝내 무너져 내리는 역사의 반복 속에 있다. 자연은 평화의 춤을, 전쟁은 파괴의 춤을 추고, 서로 닮은 듯, 부르는 듯 끝없이 반복되는 두 개의 춤 속에서 아이들은 춤을 이어간다. “우리는 손을 잡고 왈츠에 맞춰 앞으로 나아가지만, 과연 나아가는 것일까요.”라고 묻는 작가의 그림에는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도 아름다운 존재를 향한 애틋한 시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