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던 시기, 아홉 살 소녀 리젤은 혼자가 되었다. 엄마와 헤어지고 아빠는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혀 어디론가 끌려갔다. 동생과 함께 한스 부부의 슬하로 가던 중 동생마저 기차에서 목숨을 잃었다. 동생을 묘지에 묻고 돌아오던 순간 묘지기가 떨어뜨린 책을 몰래 훔친다. 최초의 책도둑질이었다.
페인트공인 한스 부부에 의해 겨우 마음을 추스르던 그때의 유일한 위안은 묘지기에게서 훔친 책 ‘묘지기 가이드 핸드북’이었다. 한스 부부는 이 책을 교재로 리셀은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한스 부부네 집에 위험한 손님이 찾아온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한스가 도움을 받았던 유태인 친구의 아들 맥스였다. 나치의 눈을 피해 한스의 집으로 온 것이다. 한스도 적극적으로 숨겨주게 되고 리셀과 친분을 쌓아간다. 또한 그 때 리셀은 나치의 책소각 행사에서 불에 타다만 책을 다시 슬쩍 훔친다. 두 번째 도둑질.
하루하루 겨우 희망을 끈을 붙들고 지내던 중, 한스가 유태인에게 빵을 주다가 적발되고 이 일로 한스 집안의 평화는 깨지고 만다. 한스는 끌려가고 맥스는 또 다른 피신처로 떠나고…….
호주에서 처음 출간돼 미국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등을 기록하는 한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30개국에서 번역돼 엄청난 사랑을 받은 《The Book Thief》입니다. ‘라운드(Fighting Ruben Wolfe)’ ‘The Messenger’ 등으로 큰 사랑을 받은 Markus Zusak의 작품으로, 독특하게도 이야기의 화자가 저승사자입니다.
이 저승사자의 내레이션은 마치 매력적이고도 중후한 음성의 성우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읊조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 나치, 홀로코스트 등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가 달콤하고 부드러운 와인을 삼키듯 감미롭게 느껴집니다.
이것은 사실 독자의 감정을 억지로 누르는 역할도 하는데요, 그러다 마지막에 한꺼번에 터트리는 장면에서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크나큰 전율이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