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 작성자 이글랜차일드
매일 아침마다 템즈강에서 산책을 즐기던 소년 Michael에게 어느 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고래 한 마리가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건넨 것이다. 고래는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환경파괴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소년의 눈앞에 밀렵으로 죽어가는 오랑우탄, 앙상하게 뼈만 남은 북극곰, 거물에 걸려 죽어가는 거북이 등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소년은 이 이야기를 학교 글짓기 시간을 이용해 전하지만 선생님과 아이들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저 뛰어난 상상력과 잘 쓴 글이라고 칭찬만 할 뿐이었다. 그러던 중 템즈강에서 고래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이내 사람들이 고래 구하기 작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어린이 문학의 대가로 꼽히는 영국의 계관 작가 Michael Mopurgo의 글과 현대에 재림한 ‘드가’라는 별칭을 가진 일러스트레이터 Christian Birmingham의 손길이 더해진 《This Morning I Met a Whale》입니다. 2006년 영국의 템즈강에서 고래가 거슬러 올라왔던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데요, 환상적인 이야기와 함께 인류의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메시지가 강한 작품입니다.
단순하게 환경보호의 중요성만 강조하는 책이라면 흘깃 훑어보고 치워버리는 게 다반사인데요, 소년이 마치 꿈이라도 꾸듯이 고래를 만나는 장면과 고래가 발견된 이후 벌어지는 구조장면이 각각 극적으로 펼쳐지면서도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어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인간은 자연을 벗어나 살 수 없듯,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정말 중요하지만, 때로는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