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할머니와 손녀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할 자신의 미래와
사물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국내에서 《안녕, 나의 장갑나무》 《꼬마 난민, 아자다》 등을 출간한 자끄 골드스타인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할머니와 뜨개질》은 할머니가 손녀 마들렌에게 자신이 뜨개질을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그 과정을 이야기해 주고,
할머니가 처음으로 완성한 목도리를 선물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책에서는 할머니가 실로 목도리를 ‘뜨는’ 방법을 손녀에게 알려주는데,
이 모습은 손녀가 자신의 미래를 직접 ‘떠(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할머니가 처음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뜨개질을 배워 목도리를 떴던 것처럼 말이다.
이뿐만 아니라 증조할머니가 할머니에게 다 해어진 옷과 양말을 모두 풀게 한 후,
그 실로 무언가를 만들도록 하는 모습은 사물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쩌면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는 ‘목도리’라는 물건에 가족이라는 감성을 더해 오래된 것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할머니와 뜨개질》은 할머니와 손녀가 뜨개질을 소재로 대화하면서 스스로 미래 계획하기,
사물의 가치 등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을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친근하게 표현하고 있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거나, 어른이 먼저 읽고 아이에게 건네도 좋을 책이다.
또한 자끄 골드스타인 작가는 세계화와 다문화, 인권 운동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그 내용을 작품에 반영한다,
《할머니와 뜨개질》에서도 할머니의 뜨개질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야기 곳곳에 성 패트릭 축제(아일랜드에 가톨릭교를 전파한 성 패트릭을 기념하는 축제),
광부들의 파업(캐나다 퀘벡의 석면 광산에서 정의와 정당한 임금 보장을 위한 광부들의 투쟁) 등
여러 문화와 역사, 인권에 대한 내용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안에 녹여 독자에게 당시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러스트와 생각의 여지를 남겨 두는 이야기
이보다 더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의 그림책이 있을까?
《할머니와 뜨개질》의 페이지를 넘기면 가장 먼저 따뜻한 감성의 일러스트가 독자의 눈을 사로잡는다.
작가는 물감과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고, 재료 각각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질감을 살려 장면마다 독자를 붙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알록달록하게 색을 많이 사용해 다채로운 느낌을 주지만,
따뜻한 색감을 이용해 털실의 매력을 살려 일러스트를 완성했다.
또한 작가가 전작에서도 그래왔듯, 아이들이 책의 마지막을 생각해 보고,
더 나아가 그 의미를 고민해볼 수 있도록 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할머니의 목도리 선물, 실 한 올이 걸려 풀려버린 목도리,
다시 목도리를 떠 달라는 마들렌의 부탁에 할머니는 뭐라고 말할까?
그럼 이제부터 우리도 마들렌이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것을 배우게 될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