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tilda 를 읽어주는 Audio CD (4 CDs) [ 4시간18분 / 4 discs]
웬디북 리뷰
수많은 동화작가 중에 로알드 달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도 없을 겁니다. 이 작가가 표현하는 내용이나 캐릭터는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은데요, 좋게 말해서 평범치 않은 거지 심하게 유별난 편이죠. 화목한 가정을 그리기보다 콩가루 집안을 등장시키는 것은 예사요, 심지어 가족 간에 거의 전쟁 수준의 다툼을 그리고 있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내 아이만큼은 좋은 것만 보고 좋은 생각만 해서 곱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부모는 로알드 달을 혐오하기도 하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은 무척 좋아한다는 겁니다. 원래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청개구리 기질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읽지 말라는 책을 보고 하지 말라는 짓에 더욱 열심인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해체된 가족의 극을 보여주는 내용이 《Matilda》입니다. 마틸다는 다섯 살에 불과한 어린 나이에 헤밍웨이와 찰스 디킨스를 흥얼거리고, 복잡한 계산도 암산만으로 순식간에 해치우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하는 천재입니다. 마틸다의 부모도 다른 의미로 상당히 천재적인데요, 마틸다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기분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갈기갈기 찢어발기는 어처구니없는 사람들입니다. 여기에 마틸다의 부모보다 더욱 강한 사악 캐릭터 교장선생님까지 등장합니다. 마틸다가 이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는 정말 통쾌합니다.
이 복수라는 부분이 아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지도 모르겠는데요, 예컨대 아이들이라고 감정이 없진 않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아빠이지만 먹기 싫은 걸 억지로 먹게 한다든지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할 때면, 이때는 엄마아빠도 없습니다. 그냥 미워집니다. 문득 드는 미운 감정을 떠올려 통쾌함을 느낀다고 할 수도 있겠죠. 물론 정말 미워하는 건 아니라는 아실 테고요. ^^ 여하튼 로알드 달의 특색이 모두 살아 있는 《Matilda》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