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은 빼고 아는 사람은 모두 다 아는 Calvin과 Hobbes 시리즈입니다. 우리나라 모 신문에서도 연재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잘 모르겠다는 분들도 그림을 보면 아! 하고 바로 고개를 끄덕이곤 합니다.

Hobbes는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단순한 호랑이 인형입니다만, 꼬마 사내아이 Calvin의 눈에는 살아있는 호랑이예요. 이것이 Calvin과 Hobbes 시리즈의 주 포인트인데요, 좌충우돌하는 아이와 호랑이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의 그리움을 아로새기게 돼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캘빈은 존 캘빈(John Calvin)에서 따온 이름으로 칼비니즘의 바로 그 캘빈입니다. 그리고 홉스는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에서 나온 이름이고요.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정치세계와 인간의 삶 그리고 철학이 절묘한 풍자와 해학으로 표현돼 있죠. 산수는 지독하게도 못하는 캘빈이 근엄한 표정으로 철학과 전문용어를 남발할 때는 정말 배를 잡고 뒹굴게 됩니다. ^^

그런데 왜 캘빈의 눈에만 홉스가 살아있는 호랑이로 보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졌던 내용인데요, 언젠가 작가 Bill Waterson이 언급한 바가 있는데 요지는 이렇습니다. 사실 호랑이인형 Hobbes의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철학자 홉스는 성악설(性惡說)을 전제로 인간을 회의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인간의 이중적인 작태, 이를 비꼬는 것이죠.

1995년을 끝으로 카툰의 연재는 끝났습니다. 새로운 시리즈를 볼 수 없다니, 너무 안타까워요. 그래서 《The Complete Calvin and Hobbes Box set》이 출간되자 마자 단번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답니다. 정말 갖고 싶은 마음에 들었다가 가격에 놀라 내려놓곤 하는데, 캘빈과 홉스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무조건 손에 쥐고 봅니다. 그리고 씨익~ 웃으며 한 마디 하죠. “아싸, 득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