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w to Train Your Dragon #03 : How to Speak Dragonese 를 읽어주는 Audio CD (3 CDs)
용맹한 Viking과 사나운 Dragon의 전쟁이 끊이지 않는 Berk섬, 이 곳 바이킹의 후예들은 드래곤과 싸워야 하는 사명이 있다. 족장의 아들 Hiccup도 또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전사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지만 사고뭉치인 Hiccup은 영 소질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Hiccup은 상처를 입은 어린 드래곤 Toothless를 우연히 발견하고 아무도 몰래 치료를 한다. 이를 계기로 둘은 친구가 되고, 비밀을 공유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동양의 용(龍)과 서양의 Dragon을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용꿈 꾸고 복권 산다는 말처럼 동양에서는 龍을 길하며 상스러운 영물로 여기지만, 서양에서는 공존할 수 없는 반드시 죽여야 할 일종의 몬스터(Monster)로 여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판타지에서도 Dragon을 사냥한 기사(Knight)를 Dragon-Slayer라 부르며 추앙할 뿐이지, Dragon 자체를 신성시하진 않습니다. 이러한 관계 설정을 알고 있어야 《How To Train Your Dragon Series(드래곤 길들이기)》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가 Cressida Cowell은 북유럽 신화를, 그 중에서도 Viking의 고장인 노르웨이의 전설을 기본으로 《How To Train Your Dragon Series》를 썼습니다. 바이킹도 사실 요즘 와서 미화된 바가 크지만, 바이킹이라고 하면 어지간한 해적 정도는 찜 쪄먹을 만큼 사납고 포악하고 호전적입니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입에 불길을 뿜어내며 인간을 해치는 Dragon이 서로 죽이겠다고 덤벼드는데, 어린 바이킹 Hiccup과 어린 드래곤 Toothless의 사이는 한 마디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보면 됩니다. 관계설정이 기가 막히죠? ^^
《How To Train Your Dragon Series》는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제목으로 5월 20일에 3D애니메이션으로 찾아옵니다. 평도 상당히 좋습니다. 대부분의 영화평론가들은 엄청난 걸작은 아니더라도 잘 만든 작품임에는 분명하다고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상당히 기대가 되는데요,
사실, 이 또한 《How To Train Your Dragon Series》가 정말 괜찮은 작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 영화가 원작을 망칠 수는 있어도 원작이 엉망인데 영화만 달랑 혼자 좋다는 경우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없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영화 관계자들은 목숨 걸고 잘 빠진 시나리오를 찾아 삼 만리를 하고 있죠)
드래곤이 하늘을 누비는 판타지의 세계, 용맹한 바이킹이 포효를 날리는 전장, 그리고 어린 소년과 어린 드래곤의 우정과 사랑, 《How To Train Your Dragon Series》는 그야 말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종합선물세트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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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아래는 읽지 않아도 그만인 잡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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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언급한 김에 또 주절거리자면, 용(龍)과 Dragon의 차이는 동서양의 이미지의 차이이자 정서의 Gap인데요, 이러한 것은 상당히 많습니다.
가령, 박쥐가 그렇습니다. 우리 전통 가구인 문갑이나 뒤주를 보면 상하를 연결하는 이음새가 실패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이게 바로 박쥐를 뜻하는 장식인데요, 박쥐의 한자인 편복(蝙蝠)의 경우 수컷을 편(蝙)이라 하고 암컷을 복(蝠)이라 합니다. 다산과 부귀를 상징하는 암컷 박쥐 복(蝠)과 길흉화복(吉凶禍福)의 복(福)이 독음과 뜻이 비슷하다 해서 한자를 새길 때는 복(福)을 새기고, 문양을 넣을 때는 蝠을 뜻하는 실패모양을 넣습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드라큘라의 상징이면서 악의 화신으로 여기고, 이솝우화에서는 박쥐를 두고 포유류와 조류를 오가는 간신처럼 이야기합니다.
뱀도 마찬가지입니다. 뱀은 동서양 모두 지혜를 상징하지만, 동양에서는 삶에 도움이 되는 현명한 지혜를 뜻하며 서양에서는 알아서는 안될 부정적인 의미의 지혜를 뜻합니다. 동양의 고대 설화에 등장하는 복희씨와 여와 부부는 하반신이 뱀이며, 삼천갑자 동방삭이 훔쳐먹었다던 복숭아의 주인 서왕모(西王母)도 뱀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물론 산해경(山海經)에는 인면(人面)·호치(虎齒)·표미(豹尾)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서양에서의 뱀은 아담과 이브를 유혹해 선악과(善惡果)를 따먹게 한 사탄의 분신이며, 기독교 윤리가 지배논리였던 만큼 뱀은 그 자체로 증오의 대상이었습니다. (신화학자들은 Dragon도 일종의 뱀으로 칩니다. 당연히 부정적이죠)
이 외에도 오작교(烏鵲橋)를 만들어 견우와 직녀를 만나게 하고, 선조들은 집안의 안위를 위해 솟대를 세울 정도로 길조(吉鳥)였던 까마귀가, 어느 순간 졸지에 흉조(凶鳥)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 모두 서양의 지배논리가 우리의 정서를 파고들고 있기 때문인데요, 여러 가지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지만 이제 와서 다시 바꾸자는 것도 웃긴 일이죠. 하지만 최소한 알고 지나가는 것과 모르고 그러려니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