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예전에 리뷰를 쓰면서 밝힌 적이 있는데, 어릴 때 가장 즐거움을 줬던 건 《소년소녀세계문학전집》이었습니다. 게임에 컴퓨터에 각종 완구에 그야말로 풍요로운 지금과 달리 그 때는 딱히 놀 거리가 없었거든요. 친구들과 실컷 뛰어놀다가도 해가 지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어머니의 밥 먹으라고 외치는 소리에 하나둘 아이들은 흩어졌고, 잠들기 전까지의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데는 책만 한 것도 없었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읽기 시작한 어린이 세계문학이 지금 생각해보면 상상력을 보고였다고 하겠네요.
어린이세계문학전집 대부분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많죠. 텔레비전으로 만나게 되면 반갑고 그렇지 않아서 혼자만의 즐거움이 된 작품도 있고…… 여하튼 그랬습니다. 그러다 문득 옛날 그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책을 찾아보지만 당연히 남아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어린이세계문학전집을 살 수도 없는 노릇, 이럴 때 한권으로 엮은 책이 있다면 딱이다 싶을 텐데요, 그게 바로 《The Book of Children's Classics》입니다.
일단 코듀로이부터 시작해서 마들렌, 피터 래빗, 위니 더 푸, 호머 프라이스, 엔싸이클로피디아 브라운, 마틸다 등 제목만 들어도 미소가 지어지는 작품들을 한 권에 모아놨네요. 무엇보다 이 책이 반가운 것은 원작 일러스트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건데요, 어린 시절에는 아무래도 어휘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생긴 상상력의 빈틈을 이들 이미지가 채워줬거든요. 과거의 그 이미지를 다시 눈으로 확인하다보니 잊고 있던 과거의 추억마저 새록새록 샘솟기도 합니다. 참…… 행복한 책이네요. ^^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