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자주 하고, 또 자주 듣습니다.
“내 인생을 소설로 쓰면 아마 백 권은 될 것이다”
그런데 왜, 누구나 좋은 작가가 될 수 없는 것일까요?
대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경험과 상상을 허술함 없이 직조하는 것은 재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재능이 재미와 만나면 오래도록 인구에 회자되는 좋은 소설이 되는 것이구요.
잘 쓰여진 소설일수록 흔한 소재가 많습니다. A Long Way From Chicago 도 그 흔하디 흔한 소재인 가족-할머니와의 추억을 이야기 합니다.
두 살 터울의 남매인 Joey와 Mary Alice는 1929년 여름, 기차를 타고 단둘이 할머니 댁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 후로 남매는 일곱 번의 여름을 할머니와 함께 지내게 됩니다. 지루하고 불편한 시골 생활, 아이들에게 딱히 즐거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국내 번역제인 ‘일곱 번의 여름과 괴짜 할머니’가 괜히 나온 제목이 아님을 연도별로 나뉜 챕터들을 모두 읽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도둑들에게 총을 겨누고, 남의 배를 훔쳐 타고... 할머니의 엽기성은 그야말로 예측불허지만 할머니는 그냥 괴팍한 무법자가 아니랍니다. 7년의 여름을 할머니와 지내면서 아이들은 할머니를 이해하면서 또 성장하게 됩니다.
'진정성'을 가진 이야기는 시공간을 떠나 사랑을 받는 법입니다.
A Long Way From Chicago도 그런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설입니다. 굳이 감동이나 교훈을 얻기 위해 소설을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좋은 글일수록 책장을 덮은 후 잔향은 오래 남습니다. 그 여운은 평생을 두고 감성의 밑바닥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툭툭 튀어나올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