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 작성자 이글랜차일드
16세기 말, 이탈리아 베니스의 귀족을 비롯한 상류계층에는 자식들에 대한 엄격한 관습이 있었다. 여자 아이는 어떠한 경우라도 외부출입을 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이렇다 할 교육도 받을 수 없다. 심지어 결혼도 장자와 장녀만 할 수 있을 뿐 그 아래로는 평생 미혼인 상태로 집에 있거나 기껏해야 수녀원에 갈 수 있을 뿐이었다. 열네 살 소녀 Donata와 그녀의 쌍둥이 동생 Laura도 이런 규칙에서 열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Donata는 바깥세상을 돌아보기를 소망하고 있으니 마침내 소녀는 가난한 소년의 옷을 구해 입고 탈출을 감행했다.
물의 도시인 중세시대 베니스를 무대로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려는 소녀의 이야기 Donna Jo Napoli의 《Daughter of Venice》입니다. 중세시대에는 교육 그 자체가 일종의 무기였습니다. 백성이 똑똑하면 통치하기가 힘들다고 해서 교육을 금기시했는데요, 여기에는 아무리 귀족이어도 여자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주인공 소녀가 왜 자신이 배워야 하는지 아버지를 설득하는 과정이 굉장히 열정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데요, 숨을 쉬는 공기가 너무나 당연하듯 교육이 의무인 요즘 시대의 아이들에게는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 모를 수밖에 없겠죠. 《Daughter of Venice》를 통해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생활의 변화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