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욕구가 있는 사람이 재미있는 책을 읽었을 때 첫 반응이 ‘나도 이런 글을 한 번 써보고 싶다’입니다. 재미없는 책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렇게 시시하고 유치한 글도 출판돼 인기를 끄는데 나라고 못 쓸 이유가 뭐냐 하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막상 쓰다보면 여러 가지 할 일이 많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이름짓기인데요, 이게 참 쉽지 않습니다. 역설법이 아닌 이상 산수도 못하는 바보에게 아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름에서 캐릭터의 성격이 어느 정도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여행을 하다가 이정표에 신기(新基)마을이라고 적힌 곳을 봤다고 치죠. 아마도 이 마을의 옛 이름은 ‘새 터’였을 겁니다.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새로 생긴 마을이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고유의 이름이 한자化되다 보니 신기(新基)마을이 되지 않았을까 추정됩니다.
비슷한 예로 전국 곳곳에 망미정(望美丁)이 의외로 많습니다. 미인을 그리워한다는 곳인데, 얼핏 풍류가 느껴지는 이름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서 미인(美人)은 임금을 지칭하는 단어로 임금을 그리워한다는 뜻이죠. 아마도 귀양간 선비가 임금님을 향해 충심을 표현하느라 그랬을 겁니다. (빨리 조정으로 불러 달라는 일종의 시위였는지도 모르죠) 이렇듯 이름 하나로 마을의 유래를 비롯해서 개인의 소사(小事)까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시대의 명작 Harry Potter Series도 그렇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의외로 낯익은 단어가 많고 친숙하게 다가오는 캐릭터가 있을 겁니다. 이름과 캐릭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생긴 현상인데요, 그 상세한 이야기가 《The Hidden Myths in Harry Potter: Spellbinding Map and Book of Secrets》에 아주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Harry는 런던의 King's Cross Station을 통해서 호그와트로 가는데요, 이 King's Cross Station은 저자 J. K. Rowling의 부모님이 처음 만난 곳입니다.
Harry Potter Series의 히로인 Hermione의 이름은 그리스 신화의 Hermes와 셰익스피어의 작품 ‘A winter's Tale'에서 비롯됐습니다. 먼저 Hermes는 다산(多産)과 풍요(豊饒)의 신이며 상업(商業)과 도둑의 신이기도 한데, 그의 본령은 각 신들의 의사를 전달하는 God of communication 즉, 전령(傳令)의 신입니다. 저자 J. K. Rowling은 Harry의 수다스런 친구의 역할로 Hermione를 정하고 그 이미지는 Hermes에서 차용했습니다. 또 셰익스피어의 작품 ‘A Winter's Tale’에서는 Hermione가 시실리의 여왕으로 나옵니다.
이 외에도 Harry Potter Series의 상당히 많은 부분이 여러 가지 신화와 전설에 기대고 있는데요, 이를테면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 등장하는 ‘Sphinx’는 이집트 신화에서 차용했고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등장하는 ‘Trolls’는 Scandivavia와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전설의 동물입니다.
또,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의 ‘Salem'은 미국 Massachusetts의 인디언 신화에서, Hermione의 룸메이트 'Parvati'는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모든 여신 중 가장 아름답고 온화한 성품의 Parvati Patil에서 나왔죠.
만인이 다 읽어서 이젠 재미없다고 할 지도 모를 Harry Potter Series입니다만,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를 알고 나면 다시 읽는 재미가 새로울 겁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니까요.
Harry Potter Series의 비밀을 밝혀 새로운 재미를 전하는 가이드북 《The Hidden Myths in Harry Potter: Spellbinding Map and Book of Secrets》입니다.
photographed by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