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 작성자 이글랜차일드
Paul Auster는 집집마다 그의 작품 한 권씩은 소장하고 있다고 하는 현존하는 미국 최고의 작가죠. 독특한 소재와 유려한 문장으로 팽팽하게 조였다 풀었다가 반복하는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도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사고에 감탄하게 만드는데요, 그래서 호불호가 갈리는 측면도 있습니다만 단박에 독자를 사로잡는 마력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저 취향이 아니라고 말할 뿐이죠. 그러나 만일 《The Invention of Solitude》를 접했다면 달리 말했을 겁니다. 이렇게나 감상적인 사람이었나? 깜짝 놀라고 말테니까요.
《The Invention of Solitude》는 아버지의 갑자기 돌아가시고 그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시작하는 에세이로 폴 오스터가 30대 초반에 쓴 작품입니다. 거의 초기작인 셈인데요, 단순한 에세이라고 접했다가는 탄식을 내뱉게 됩니다. 온 몸을 사로잡는 고독이, 정말 지독하게도 스산한 고독의 향기와 그만큼 쓸쓸했던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게 되니까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읽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건가봅니다.
더불어 심장을 두드리는 문장력과 독자를 도망가지 못하게 만드는 구성력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를 알 수 있게 되네요. Paul Auster의 팬이라면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