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는 성격이 완전 판이한 두 꼬마 소녀 Ivy와 Bean의 우정을 그린 Annie Barrows의 《Ivy & Bean Series》를 처음 접하면 보나마나 앤과 다이애나와 같이 극과 극의 성격인 두 친구가 서로를 보완하며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뭐 처음에는 그렇게 전개가 되기도 하죠.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세상의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그렇게 전형적인 캐릭터를 보면 조금 식상해하는 경향도 보입니다.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고 반문을 할 정도이니까요. 이러한 요즘 아이들의 세태가 그대로 반영된, 그래서 더욱 입체적인 두 친구가 등장했으니 바로 Ivy와 Bean입니다.

Ivy는 혼자서 책 읽기를 좋아하고 옷도 깔끔하게 입는 반면에, Bean은 활달하고 활동적이며 옷이 더러워지는 건 개의치 않고 언제 어디서나 드러눕는 외향적인 성격입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Ivy는 마녀가 되겠다는 꿈처럼 황당한 상상에 열중하는 반면에 Bean은 외향적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으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보통은 이렇게 설정한 캐릭터를 이야기의 끝까지 이어가는데, 이 둘은 서서히 물이 들어서 주객이 전도되기도 하고 또 소동도 벌어집니다. 물론 사건 해결도 그래서 하죠.

웃고 울고 즐기고 감동을 받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아이들의 가장 큰 스승은 친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배우고 그렇게 세상과 관계를 맺고 있으니까요. 어째든 꼬마 소녀들의 이야기는 참 설레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