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곳만 다니는 꼬마 생쥐, 세상에 무서운 게 왜 이렇게나 많은 걸까요. 자신보다 훨씬 작은 거미나 벌레만 보면 진저리를 치고, 칼은 섬뜩해서 곁에 가기도 싫어집니다. 물은 또 왜 이렇게나 무서운 걸까요. 빠져 죽을 것만 같고, 소용돌이에 휩쓸려 어디론가 떠내려갈 것 같아서 두렵기 짝이 없어요. 천지사방에 소음이 가득해서 소음공포증에 시달리고 있고요, 높은 곳에 올라가면 떨어져 죽을 것 같은 고소공포증도 있어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종이를 찢어 붙이고 그리다보면 칼 공포증 같은 건 순식간에 사라지고요,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가지 미술기법을 따라하다보면 내가 언제 이런 공포증에 시달렸는지를 잊어버리게 돼요.
저자 Emily Gravett에게 케이트그리너웨이 상을 안긴 작품 《Little Mouse's Big Book of Fears》입니다. 마치 촉감북처럼 일반적인 책의 형태와 살짝 다른데 우선 표지부터 특이합니다. 마치 쥐가 갉아먹은 것처럼 구멍이 나 있고 각각의 장면에 맞는 독특한 구성으로 여러 가지 공포증을 부각시키고 있는데요, 하지만 저자의 재치 있는 설명과 극복방법을 따라하다 보면 두려움이라는 게 있었는지도 모르게 됩니다. 뭐, 실제로 고소공포증 이런 게 사라지기야 하겠습니까만 별 것 아니라고 마음을 다지는 데에는 확실히 도움 됩니다. ^^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