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온 세 대학 동창을 그린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장편 소설
정체를 알 수 없어 상상과 동경을 부추기는 특별한 단어들이 있다.
셔닐과 캔털루프 멜론이 바로 그렇다.
고급 직물의 세련된 촉감이라 생각했던 셔닐은 사실 부슬부슬한 촉감의, 썩 느낌이 좋지만은 않은 직물.
기품이 있게 생긴, 속살이 노란 멜론일 줄 알았던 캔털루프 멜론은 사실 농후한 맛의 속살이 빨간 머스크 멜론이었다.
인터넷이 없어 대학 시절 당시에는 상상으로만 그렸던 셔닐 손수건과 캔털루프 멜론의 실상은 상상과는 전혀 달랐다.
어떤 것들은 상상 속에서 훨씬 더 아름답고 고귀해 보인다.
과거 상상 속에서 그렸던, 함께 늙어가며 수박을 먹는 한적한 노부부의 미래는
현재 싱글인 다미코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
누구나 정체 모를 것을 멋대로 상상하고 미래를 그리지만,
사실 상상은 이루어지지 않거나 정작 미래에 도달해 보면 꿈꿨던 미래와 전혀 다른 경우가 태반이다.
어릴 적 그렸던 내 미래 모습은 어떨까?
대학 시절 쓰리 걸스는 그들의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과거의 상상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깨달아도,
인생이 마음먹거나 상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지만 괜찮다.
이 장편 소설은 과거와 많이 바뀐 듯하면서도 과거 그 모습 그대로 있기도 한, 세 대학 동창의 이야기이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인물들도 눈여겨볼 법하다.
다미코의 어머니 가오루는 당찬 리에의 등장에 은연중 딸과 리에를 비교해 관찰하고,
다미코의 지인 마도카는 8년간 사귄 연인이 청혼하지 않아 고민한다.
반면 사키의 아들은 반년 만난 연인과 결혼하겠다며 사키의 속을 썩인다.
쓰리 걸스를 비롯한 그들의 가족,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여성이 남성과 가질 수 있는 관계, 결혼, 이혼, 사별, 연애, 친구 등의 관계를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담담하고 섬세한 문장이 다룬다.
목차
옮긴이의 말
셔닐 손수건과 속살 노란 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