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절약과 관련해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강요 섞인 캠페인성 문구를 보고 자랐으면서도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이 아니고서는 그닥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듣는 것 하나, 보는 것 하나, 만지는 것 하나가 사진 찍히듯 머리에 남는 어린 나이에는
사소한 계기 하나만 주어져도 충분히 공감을 하며 머리를 주억인다.
10 Things I Can Do to Help My World는 바로 이런 점에서 참으로 영리하다.
책장을 넘기는 그 순간 우리 아이가 깜짝 놀라며 “엄마! 이거 왜 이래?!”라는 물음을 던질 것이다. 우리 엄마도 놀라지 말 것. 절.대. 파본이 아니니까.
불필요한 자원낭비로 지구가 아파간다는 걸 상징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다.
단지 이럴 때 “응! 이렇게 아름다운 지구가 자원낭비 때문에 아픈 거란다.”라는
넌지시 던지는 말 한마디면 된다.
화장실에서 나오면 불을 꺼라!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면 안 돼! 수돗물을 아껴야지!
이런 백 마디 잔소리보다 책장을 넘기는 단순한 동작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물론 I shall …, I use …, I help …, I remind…, I love …로 시작하는 쉬운 문장과 단어가
가장 적절한 타이밍과 적절한 상황에 맞춰 나오니, 아주 자연스럽게 말을 배우는 덤도 있다.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