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졌다. 세계 인구의 2%나 되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말이다. 누군가는 이것이 휴거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무신론자를 비롯해서 기독교인들이 아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딸, 세상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어린 아들, 언제나 함께 웃던 친구, 남편, 아내, 어머니 등 수많은 사람들의 가족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어디로 간 걸까. 그들은 선택받은 사람들인 걸까.
이 세상의 2%가 사라지고 남은 98%의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Tom Perrotta의 《The Leftovers》입니다. HBO에서 방영했던 동명의 TV시리즈의 원작소설이죠. 2%의 사람이 사라졌으면 남은 98%의 사람은 과연 행복할까요? 연인과 헤어져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데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가족, 연인이 사라졌다면 남은 사람들의 가슴은 어떻게 될까요.
남겨진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삶이 펼쳐집니다. 어떤 이는 종교단체에 귀의하고, 어떤 이는 방탕한 삶을 이어가며 또 어떤 이는 남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 꿋꿋하게 버텨나갑니다. 예전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삶을 살아보려 하지만, 이미 많은 것이 변해져버렸습니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철학적 토론을 이어가게 만든 독특한 소재는 단숨에 평단을 매혹시켰는데요, 여기에는 Tom Perrotta의 탁월한 이야기 구성과 상황에 대한 묘사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