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지나친 첨단기기의 사용을 경계했지만 Audrey는 교통사고로 아빠가 쓰러진 틈을 타서 가사도우미 기계 Echo를 들이자고 졸랐다. 그런데 그것이 천추의 한이 되었다. 오작동을 일으킨 기계가 엄마아빠를 살해한 것이다. 이후 유럽 부자서열 3위이자 최첨단 Echo생산업체의 대표인 Alex 삼촌이 나타나 보살핌을 받게 됐다. 그러나 그것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Echo 공포증에 시달리는 그녀는 삼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새로운 형태의 Echo인 Daniel이 함께해야만 하는 것이다.
Daniel은 여타의 Echo와는 달랐다.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고통을 느끼는 것은 인간과 다를 바 없었다. 심사숙고해서 말하는 것은 오히려 인간보다 훨씬 인간적이었다. 그는 Echo 공포증에 걸려 있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그러던 어느 날 Audrey의 엄마아빠가 Echo에 의해 살해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휴머노이드에 관한 이야기 Matt Haig의 《Echo Boy》입니다. 부모님이 살해당한 후 자신에게 벌어진 2주간의 일들을 미래형 블로그인 ‘마인드 로그’ 에 기록하는 형식입니다. 100년 후 미래 사회의 묘사에 감탄하다가 이어지는 미스터리적 요소에 긴장하는 가운데, 이 작품의 주제에 이르게 됩니다. 이익을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는 인간과 모든 것을 희생해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내려는 휴머노이드, 인성(人性)이란 무엇일까요?
인공장기와 의학기술의 발달로 30년 후 인간의 평균수명은 130살이 될 거라고 하죠. 여기에 인간을 절대 넘어설 수 없을 거라고 했던 바둑마저도 인공지능이 이기기도 했습니다. 휴머노이드의 개발이 결코 먼 미래가 아닌데요, 첨단기기는 인류가 누릴 혜택이 될 것인지 재앙이 될 것인지 아직까지는 모호합니다. 지금이 그 경계에 서있다 하겠는데요, 철학적 윤리적 고민도 안겨주는, 재미와 주제가 모두 훌륭한 작품이 아닐 수 없네요. ^^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