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외국인이 우리나라 관광을 와서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하죠. 이렇게나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에 문화재는 그렇게 많지 않은 건지 모르겠다고. 뭐, 다른 이유가 있나요. 약탈당해서 그렇죠. 그렇게 약탈된 문화재를 한 의인(?)이 훔쳐왔더니 절도라고 외교문제로 비화되기도 하는데, 이 논리에 따르면 개인이 절도를 하면 범죄이지만 국가가 절도를 하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
여튼 《The Lady in Gold: The Extraordinary Tale of Gustav Klimt's Masterpiece, Portrait of Adele Bloch-Bauer》는 클림트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이지만 나치에 의해 약탈된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로 불린 Portrait of Adele Bloch-Bauer('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며, 영화로도 제작·개봉돼 화제가 되기도 했죠.
클림트의 《The Kiss》가 그렇듯 Portrait of Adele Bloch-Bauer 또한 금박을 사용했는데요, 단순히 화보집만 봤을 뿐인데도 눈이 돌아갈 만큼 굉장히 화려하며 또 웅장합니다. 이 작품은 그림의 탄생비화와 나치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박해 그리고 초상화의 상속자가 겪어야했던 안타까운 개인사까지 씨날로 담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약탈된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헌신했던 변호사의 열정이죠. 그리고 그 변호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작곡가 쇤베르크의 손자입니다.
그냥 봐도 환상적인 작품이기에 어떤 사연이 숨어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개인의 가슴 아픈 여정을 쫓아가다보면 뭉클해지는 순간이 갑자기 다가옵니다. 또한 초상화의 상속자가 가진 그 의연하고 초연한 자세에 저절로 감동의 박수를 치게 됩니다. 품위를 느끼게 된다고 할까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약탈된 문화재를 환수하는 것은 결국 힘의 논리입니다. 저들은 아직까지 빼앗긴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러고 있나… 괜히 비교가 되면서 어깨가 처지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