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정말 미친 듯이 웃게 될 때가 있습니다. 너무 웃어서 숨이 막혀 죽을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 정도로 말이죠. 그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요? 만일 그랬다면 정말 적절한 처방전이 여기 있으니 David Sedaris의 《Me Talk Pretty One Day》입니다. 사정없이 터져 나오는 유머에 데굴데굴 구르다가 다쳐서 죽을 수도 있고, 주위 신경을 전혀 쓰지 못하고 큰 소리로 웃다가 살짝 맛이 간 사람의 취급받을 우려가 굉장히 높은 책이거든요.
에세이스트 David Sedaris는 누구에게나 있음직한 평범한 일상을 작가 특유의 시선으로 포복절도하게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습니다. th 발음을 흔히 번데기 발음이라고 하죠. 저자는 어린 시절에 ‘s’를 계속해서 ‘th’로 발음하다가 언어치료 관리대상이 됩니다. 결국은 노이로제에 걸린 나머지 가급적이면 ‘s'발음을 피하려고 하는데요, 예컨대 seafood는 marine life라고 하거나 심지어 “Yes” 대신에 군인도 아니면서 “affirmative”라고 대답을 합니다. 이랬던 사람이 파리로 건너가 뒤늦게 불어를 배우기 시작하는데요, 발음 때문에 고생했던 친구가 이번에는 명사들의 성별을 감별하느라 고생입니다.
이 외에도 미국 이민자 가족의 애환, 형제간의 질투 등 다양한 이야기를 공감 백배하는 심정으로 지켜보게 되는데요, 영어권에서 쓰는 격언 중에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말이 있죠. 브로큰잉글리시라는 편견 때문에 《Me Talk Pretty One Day》를 놓치게 된다면, 그건 정말정말정말정말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 될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