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내역>
* ALA Notable/Best Books
* Phoenix Award
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장희빈이나 클레오파트라, 양귀비같이 왕의 곁에서 왕 못지않은 권세를 누린 이들이 있죠. 중세 유럽에는 여걸 중의 여걸로 손꼽히는 엘레오노르(Éléonore d’Guyenne)가 있습니다. 프랑스보다 넓은 땅을 가진 Aquitaine 공작의 딸로, 여자는 남성의 부속물처럼 여겨지던 시대에서 당대 최고의 영향력을 누린 인물인데요, 아동문학계의 거장 E. L. Konigsburg가 역사 속의 엘레오노르를 현실로 끌어낸 작품이 《A Proud Taste for Scarlet and Minive》입니다. 이야기는 그녀가 죽은 후 천국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인데요, 저자의 독특하고도 놀라운 상상력이 가득해 정말 매혹적입니다.
엘레오노르 왕비는 프랑스의 루이 7세와 결혼 후 이혼했다가 다시 잉글랜드의 헨리 1세의 손자와 결혼했는데요, 그가 헨리 2세가 되면서 왕비만 두 번을 하게 됩니다. 또 헨리 2세와의 사이에서 낳은 리처드와 존이 왕위에 오르면서 두 왕의 어머니로 불리게 되는데요, 바른생활의 모범이 되면서 현대 서양식 에티켓의 효시가 되었고 문화예술의 부흥에도 힘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극적인 삶과 화려한 궁중생활이 《A proud taste for scarlet and miniver》에 섬세하게 묘사돼 있는데요,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니 놀라울 정도입니다. 무엇보다, 쉽고도 쉬운 문장으로 궁중생활의 아름다움을 이토록 환상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네요. ^^
photographed by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