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화작가인 Paul O. Zelinsky의 그림을 보면 르네상스 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있구나…… 싶을 정도죠. 그만큼 고전미로 가득한데요, 실제로 그는 르네상스 시절의 화풍이 좋아서 그 느낌을 되살리고 있다고 인터뷰를 한 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미국인으로서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재현해 내기까지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했을 지가 눈에 선한데요, 책을 넘길 때마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집을 넘기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품을 낼 때마다 칼데콧의 영예를 거머쥐게 되죠.
이처럼 Paul O. Zelinsky하면 화풍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그는 섬세한 동화작가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고전미가 가득한 화풍에 어울리게 동화도 주로 고전을 재해석해서 쓰는데요, 대충 아무거나 빌려다가 자신의 느낌대로 쓰는 게 아니라 다양한 버전의 고전을 학자 이상으로 찾고 읽고 참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평소에 알고 있던 내용과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요, Paul O. Zelinsky 혼자만의 상상이 아니라 고증의 결과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게 많은 자료를 참고해서 그걸 또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그려내고 있으니, 정말 굉장하죠.
이야기에 부족한 부분에서는 일러스트가, 일러스트로 전하지 못한 느낌을 이야기로 전달하는 환상 매치가 볼 때마다 놀라울 따름입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