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예전에 한 자동차 기업이 전조등의 모양을 만들기 위해 독수리를 비롯해서 동물들의 눈을 연구한다고 광고했었죠. 이런 내용의 CF 덕에 판매가 꽤나 순조로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뭐 대단한 것처럼 설명하고 자신들이 꽤나 노력하는 것처럼 포장했지만 그건 지극히 당연한 방식입니다. 그 동안 그렇게 하지 않다가 이제 시작했다고 자랑하는 것이었으면 정말 욕먹을 일이었습니다.
흔히 하는 말로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고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없듯 영감을 받아서 탄생을 하게 되는데, 그 영감의 원천은 대부분 자연입니다. 예컨대 세계 최초의 원자력잠수함의 이름이 노틸러스(Nautilus)호이죠? 왜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부르는 앵무조개의 학명을 붙이게 됐을까요?
앵무조개는 잠수를 할 때는 물을 끌어들이고 부상할 때는 물을 내뱉습니다. 바로 부력의 원리인데요, 이건 잠수함의 운용방식과 똑같죠? 그렇습니다. 쥘 베른(Jules Verne)의 작품 《해저2만리》에 등장하는 잠수함 노틸러스의 이름도 그래서 붙었고,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뿐이면 말할 필요가 없겠죠? 수영복, 고속열차, 컴퓨터 등 우리 일상에서 쓰이는 수많은 것들이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는데요, Dora Lee와 Margot Thomson의 《Biomimicry: Inventions Inspired by Nature》은 책 제목 그대로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생체모방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논문처럼 깊게 설명하진 않지만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새로움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다지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특히 자연을 좋아하고 과학을 좋아한다면 일독의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