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 작성자 이글랜차일드
한국인 일러스트레이터 중에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Suzy Lee(한국명 이수지)는 기존의 관념을 무너뜨린 대단한 작가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림책은 책의 가운데 접히는 부분이 일종의 제약이 되는데요, 책을 평평하게 완전히 펼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두 페이지를 모두 활용해서 그림을 그리자니 무언가 미진하고, 그렇다보니 아예 칸을 나눈 듯이 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Suzy Lee는 접히는 부분을 현실과 상상의 경계로 활용하는 독특한 시각을 선보였는데요, 그래서 글자 없는 그림책 《Mirror》 《Wave》 《Shadow》 이 세편을 묶어 ‘경계 3부작’이라고도 부르죠.
이러한 시각이 얼마나 독특했는지에 관한 일화를 그녀가 신문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는데요,
“양쪽 페이지가 이어지지 않고 제본선에서 뚝 끊긴 제 그림을 보고, 한 영국 서점 주인은 인쇄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e메일을 보내오기도 했어요. 책의 물성(物性)을 활용하는 아이디어가 낯설게 느껴졌던 겁니다.”
이랬다고 하네요. ^^
《Wave》의 경우 2008년 뉴욕타임스 선정 우수 그림책을 비롯해 미국 일러스트레이터 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원화전 금메달을 수상했으며, 그녀의 다른 작품 또한 해외 유수의 상을 석권합니다.
사실 아이보다는 어른들이 보다 사랑하는 작품으로 시리즈 전체로 소장가치가 충분하다 하겠습니다. 아, 한국에서도 출간돼 있지만 인쇄의 질은 천양지차라는 것 잘 알고 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