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by 이글랜차일드
Colum Mccann에게 전미도서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긴 《Let the Great World Spin》입니다. 1974년, Philippe Petit라는 사람이 지금은 무너져 내려앉은 뉴욕 쌍둥이 빌딩을 기다란 장대 하나만 가지고 건넌 사건이 있었죠. '20세기 최고의 예술적 범죄'라고 불리는 사건입니다. 110층, 무려 400미터 상공을 장대 하나에 의지해 외줄을 타고 건넜으니 사람들은 그야말로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출근길은 그야말로 일대혼란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의 행보를 지켜봅니다. 과연 무사히 건널 수 있을까, 사람이 어떻게 하늘을 걸을 수 있지? 저 사람은 새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지켜보던 사람들은 상념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전쟁에 아들을 먼저 보낸 노모는 아들이 자신을 만나기 위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겪어야 했던 여인은 희망의 전령처럼 생각합니다. 이렇게 그의 걸음걸음에 많은 사람들이 숨죽이면서 과거의 삶을 돌이켜봅니다. 혼란과 방종으로 타락의 온상처럼 생각되던 뉴욕이 한 순간에 희망과 축제의 도시로 돌변합니다. 세기의 사건이 가져온 놀라운 변화입니다.
상처를 안고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 사건을 계기로 얽매인 과거를 털고 일어서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미국에서 가장 뛰어난 작가에게 수여한다는 전미도서상이 왜 《Let the Great World Spin》을 선택했는지를 알 것 같습니다.
photographed by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