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 작성자 이글랜차일드
고전을 비틀어 새로운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수많은 작가와 대가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법이죠. 다만 원작이 워낙에 유명한 만큼 어설프게 했다가는 욕만 먹기 십상인데요, 따라서 독자들이 원하는 일정한 수준이 있습니다.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든지 아니면 새로운 시각으로 참신함 또는 즐거움을 주든지. 전자는 버나드 쇼가 피그말리온 효과를 각색해 쓴 《My Fair Lady》쯤 되겠고요, 후자는 바로 Gregory Maguire의 《Leaping Beauty: And Other Animal Fairy Tales》가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싶네요.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사실은 그냥 공주가 아니라 개구리 공주였다면 과연 그녀는 키스를 받을 수나 있을까, 신데렐라가 아니라 Cinder-Elephant가 얇디얇은 유리 구두를 잃어버렸다면……처럼 《Leaping Beauty: And Other Animal Fairy Tales》는 모순된 상황을 엮어서 풀어나가는 이야기인데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비틀어 엮으니 놀라운 이야기로 탈바꿈합니다. 빵빵 터지는 웃음과 유쾌함 속에 부조리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까지 있습니다.
사실 Gregory Maguire의 팬이라면 이런 유형의 책을 처음 접하는 게 아니죠. 오즈의 마법사를 서쪽 마녀의 입장에서 풀어쓴 《Wicked Series》이나 신데렐라 언니의 입장에서 쓴 《Confessions of an Ugly Stepsister》처럼 현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데 익숙한 사람인데요, 독특한 시선에서 고전을 보는 재미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을 좀 장황하게 풀었지만 아이를 위한 유쾌한 동화임에는 틀림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