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 북이 가진 재미가 어디 한두 가지일까요. 혹자는 예술성에 또 어떤 이는 엔지니어링에 또 다른 이는 조형성을 감상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팝업 북의 즐거움을 의외성 그리고 규모에서 찾고 있습니다. (물론 언급한 모든 것이 하나의 작품에 모두 녹아든 경우가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나요. 생각한 대로 무조건 된다면 저도 파우스트 능가하는 작품 하나 썼을 겁니다. 쿨럭~ )
《Encyclopedia Mythologica : Gods and Heroes Pop Up》은 개인 취향을 강조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제 취향에 딱 맞습니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 생각지 않던 거대한 아누비스(Anubis)가 불쑥 일어섭니다. 상당히 놀랍죠. (접었을 때 쪼그리고 앉는 폼이 상당히 웃기기도 해요. ^^) 페이지의 날개를 펼치면 이집트 신화의 대명사 피라미드가 일어섭니다. 이처럼 곳곳에 작지만 알찬, 굉장한 아이디어로 반짝이는 팝업이 또 열립니다. 이렇게 기쁨이 쌓여 저절로 웃음이 터지는 걸 보면 과연 Robert Sabuda/Matthew Reinhart 콤비의 명성은 어디로 가지 않는구나……하고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됩니다.
이집트 신화, 그리스 신화, 북유럽 신화, 오세아니아와 동아시아 신화, 북미 신화, 남미 신화 등 대륙별로 알려진 신화를 하나씩 팝업으로 형상화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북유럽 신화에서 드워프가 일어설 때가 제일 귀여워요. 꼭 페이지를 활짝 폈을 때 망치질을 하는 드워프가 깜찍해 죽겠습니다, 그려. ^^
《Encyclopedia Mythologica : Gods and Heroes Pop Up》가 마음에 드는 또 한가지 이유는 적당히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기도 한다는데 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슬그머니 신화에 대한 관심이 동하거든요.
사실 이런 부연 설명은 쓸데없어요. 다 집어치우고 딱 한가지만 강조할게요. 《Encyclopedia Mythologica : Gods and Heroes Pop Up》는 로버트 사부다와 매튜 라인하트 콤비의 작품입니다. ^^
photographed by 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