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불편한 편의점》과 《나의 돈키호테》는 어떻게 탄생하였을까
20년 차 작가, 4권의 장편 소설을 쓴 작가.
그리고 더는 생계를 위해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한 무명작가.
소설가의 길을 포기하려던 어느 소설가는, 소설가 김호연은 바로 그 순간 단 한 번의 행운을 얻는다.
3개월간의 스페인 문학관 초대장.
그리고 도망치듯 떠난 마드리드에서 그는 기념품 하나를 안고 돌아온다.
그건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용기였다.
마치 무엇에도 타협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돈키호테처럼.
그렇게 떠난 스페인에서 김호연 작가는 우리가 기대하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여행을 하지 않는다.
그는 출간 계약도 하지 않은 원고를 하루 세 장씩 써야 했고, 경비를 한 푼이라도 아껴야 했으며, 철저하게 혼자였다.
그러나 그가 만난 스페인은 아름다웠다.
스페인의 햇살, 스페인의 문화유산, 스페인의 음식 그리고 스페인의 사람들까지.
김호연 작가는 그곳에서 쿠폰에 도장 10개를 찍으면 음료 한 잔을 무료로 주는 단골 카페를 만들고 147번 버스를 익숙하게 타고 다닌다.
《돈키호테》 원서를 찾아 서점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영감을 얻기 위해서라면 기차를 타고 훌쩍 떠나기도 하며. 그곳에서 김호연 작가는,
어느 동양인 여행객이 아니라 아무도 몰라주더라도 자신이 써야 할 글을 꿋꿋이 쓰는 작가였다.
태양의 땅 스페인이 지쳐 쓰러진 이에게 내어 준,
따스한 용기
그렇다면 소설을 포기하려던 작가가 다시 소설을 쓰려고 마음먹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포기와 성취 사이, 김호연 작가는 무엇을 경험했을까?
도망치듯 떠난 스페인에서 김호연 작가는 대단한 것을 하지 않는다.
돈키호테의 흔적과 영감을 좇아 다만 걷고, 읽고, 보고, 대화할 뿐이다.
다시 소설을 써야 하는 이유는 낯선 도시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찾아 왔다.
이루고 싶은 꿈을 좇으면, 우리는 어느새 꿈 그 자체가 된다.
김호연 작가는 그렇게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글을 쓰고 싶구나.” 돈키호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여정이 어느새 그를 ‘돈키호테’로 만들어 준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호연 작가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서로에게서 거리를 두던 외롭고 힘들었던 시기, 멈추어 뒀던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그 원고는 결국 모두에게 위로를 준 소설 《불편한 편의점》이 되었다.
김호연 작가는 “모험을 지속하는 동안은 언제나 돈키호테일 것이고, 집필을 멈추지 않는 동안은 계속 소설가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단순히 무모한 용기만으로 도전해 운 좋게 성공한 것이 아님을,
이 책에서 여실히 보여 준다.
꿈을 향해 다시 도전할 용기, 포기하지 않고 늘 대책을 궁리하는 자세. 작가의 이런 모습은 무엇보다 그의 순수함과 성실함에서 나온다.
이 에세이에서 만나는 소박하고 소시민적인 작가 김호연의 모습은 그가 이제껏 그려 온 따스한 온기로 가득한 이야기 속 인물의 ‘실사화’ 버전이다.
김호연 작가 특유의 따뜻한 위로에 감동했다면, 이번 에세이에서 자신의 소중한 꿈을 좇는 작가의 여정 역시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 이에게만 허락되는,
이 길의 끝에서 만날 기쁨
이 책은 소설 《나의 돈키호테》의 탄생기이자 취재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에세이지만 소설을 즐겁게 본 독자들만이 찾을 수 있는 재미있는 장치가 이 책 곳곳에 있다.
《나의 돈키호테를 찾아서》의 결말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듯, ‘꽉 닫힌 해피엔딩’이다.
궁색한 무명작가는 스타작가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났다.
우리도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기쁜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듯, 그의 이야기는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특히 전작에서도 톡톡 튀는 매력을 보여 준 김호연 작가 특유의 말맛과 유머는 자칫 ‘고생담’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 이야기를 따뜻하게 만든다.
무언가를 품고 사는 사람들에게서는 어쩐지 유쾌하고 따스한 용기가 느껴진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김호연 작가의 이러한 태도는 그의 소설처럼 각박한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다시 도전할 힘을 준다.
성공 이후, 김호연 작가는 그간의 노고가 맺은 열매를 맛보기보다 잠시 과거의 자신을 만나러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새로운 꿈을 꾼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글을 쓰겠다는 꿈을. 그는 성공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지만 동시에 많은 것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이제 매번 그에게 어떻게 소설을 성공시킬 수 있었냐고 묻지만, 김호연 작가의 대답은 한결같다.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아도, 그래도 그냥 썼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700309
목차
프롤로그
Ⅰ. 마드리드에는 모기가 없다
Ⅱ. 투명한 고독
Ⅲ. 세비야의 소설가
Ⅳ. 영화관, 미술관, 그리고 대학교
Ⅴ. 황홀한 방랑
Ⅵ. 2023년 가을. 스페인. 맑음.
에필로그
감사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