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달라도 좋은 친구》는 빛깔도 모습도 서로 다른 동글한 연둣빛 완두콩 두리와 길쭉한 주황빛 당근 코리가 사이좋은 친구가 되어 지내는 이야기예요.
두리의 친구들은 두리처럼 모두 동글동글하고 연둣빛이에요.
딱 하나 코리만 빼고요. 코리는 길죽하고 온몸이 주황빛이거든요.
그리고 코리는 두리의 다른 친구들처럼 대굴대굴 구르지도 못하고 통통통 튀어 오르지도 못해요.
하지만 다르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는 것이 있지요.
높디높은 탑이 되었다가, 환상적인 다리도 되었다가, 미끄럼틀이 되어 주기도 하니까요.
이 그림책의 작가인 모랙 후드는 ‘다르다’는 것을 아이들이 보는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간결한 모양과 선명한 색채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두리와 코리가 얼마나 재미있게 놀 수 있는지를 재치 있게 보여 주지요.
그러한 장면들을 통해 아이는 서로 다른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각자의 장점이 더해져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느끼게 되지요.
일본의 유명한 그림책 편집자이자 작가인 마쓰이 다다시는 이런 그림책의 효과를 ‘씨앗’에 비유했습니다.
아이들이 그림책을 볼 때 그 작품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짧은 한마디 문장, 강렬한 일러스트,
책의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그 느낌과 이미지가 마음속에 조그만 씨앗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아이들 마음에 심어져 있던 씨앗은 자라는 동안 여러 체험과 사색이 덧붙여지며 아이와 함께 발전하고 성장하게 됩니다.
완두콩과 당근의 맛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편식을 고쳐요!
《우린 달라도 좋은 친구》의 작가 모랙 후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비닐봉투에 간결한 선과 점으로 얼굴 표정만 표현해 귀여운 완두콩과 당근을 정말 멋지게 그려 냈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완두콩들의 표정만 보아도 절로 미소 짓게 되고 친근한 마음이 들지요.
그런 그림이기에 작가는 이 그림책으로 2014년 ‘맥밀란 상 그림책 일러스트 부문’에서 준우승을 했습니다.
그런데 왜 주인공이 완두콩과 당근일까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채소를 싫어하는데 말이에요.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저처럼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것과 채소를 좋아하기를 바랍니다.”
작가는 아마도 아이들이 먹지 않으려고 기피하는 대표적인 채소인 당근과 완두콩을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로 그리고 이야기를 담아서 좋아하게 만들고 싶었던 듯합니다.
그러니 책을 읽고 나서 그날 저녁 접시에 완두콩과 당근을 놓아 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표현하고 따뜻한 시선을 담은 《우린 달라도 좋은 친구》를 읽으면, 아이들 마음에도 온기와 사랑이 깃들 거예요.
그리고 싫어하던 완두콩과 당근에게 친근함을 느끼며 편식을 고치는 첫걸음도 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