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사랑스러운 일러스트,
아이를 향한 섬세하고 다정한 시선이 담긴 그림책
아이들은 생후 6개월 무렵부터 부모에게 더 깊은 친밀감과 믿음을 갖게 된다.
엄마 아빠를 알아보고 반기며, 낯선 사람은 경계한다. 부모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때때로 분리 불안을 겪게 되기도 한다.
이때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이 애착 물건이다.
어른 눈에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물건이 아이에게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친구가 되어 준다.
그저 품에 안고 있는 것만으로도, 손에 꼭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넉넉해진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함께할 수는 없다.
세상으로 나아가 더 많은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애착 물건과 천천히 멀어질 필요가 있다.
내 친구 곰돌이랑 절대 떨어질 수 없어요!
-애착 인형 곰돌이를 집에 두고 처음 유치원에 간 날
작가는 아이 내면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그림에 담았다.
차츰 밝아지는 표정과 자신감에 찬 몸짓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전해진다.
걱정하던 독자의 마음도 스르르 풀리면서, 신나게 뛰노는 아이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찡하다.
한편 애착 물건이 없어도 언제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친구와 어울릴 수 있는 건강하고 단단한 힘이 아이 안에 있다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아직 애착 물건과 떨어지기 어려워하는 아이가 있다면 『곰돌이랑 나랑』을 함께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제 막 홀로서기를 도전하는 아이들에게도 위안과 격려가 되는 이야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