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 Jack의 할아버지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파일로트였지만, 지금은 자신이 최고였던 그때로 기억을 되돌리기만 하는 골칫덩이가 됐다. 부모님은 대화가 되지 않는 할아버지를 기피하지만 Jack은 언제든지 소통을 할 수 있는 할아버지의 최고의 친구다. 어느 순간부터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할아버지는 손자를 소대장으로 부르면서 히틀러를 물리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터져 나오는 웃음을 도저히 막을 수 없게 만드는 David Walliams의 《Grandpa's Great Escape》입니다. David Walliams는 Roald Dhal 이후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죠. 그런데 Part1만 보면 너무 진지하고 재미가 없을 것 같다가 Part2가 시작되면서부터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웃음의 향연에 그냥 쓰러지게 됩니다. 절묘한 구성과 설정으로 착착 맞아떨어지는 사건사고에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구르다보면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를 만나게 되는데요, 그때는 아쉬움으로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페이지가 많아 분량을 조금 많게 느낄 법도 하지만, 널찍한 활자간격과 유쾌한 일러스트 때문에 실제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절대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수준에서 재미를 빼곡하게 채워놓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