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로부터 예쁜 장미가 수놓아진 스웨터를 선물받은 강아지 해리는 식구들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걸 입긴 했지만, 너무나 창피하데요. 어떻게 해서든 스웨터를 벗어 버리고 싶은데 해리 맘대로 되지 않네요. 어떻게 할까요?
[AUDIO TAPE]
경쾌한 피아노 소리와 기타 반주가 어우러진 Main Music에 클라리넷과 트럼펫, 그리고 비브라폰으로 표현되는 음악 효과로 그때 그때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A 면은 음향효과만으로 각 장면을 표현했습니다.
화가 Margaret Bloy Graham은 1920년 토론토 출신으로, 첫 작품 『All Falling Down』과 두 번째 작품 『The Storm Book』이 모두 칼데콧 영예상에 선정되면서 화려하게 등단했습니다. Harry 시리즈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구분할 줄 아는 영특한 강아지 해리의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런 모습들을 그려낸 이야기입니다. 남편인 Gene Zion이 글을 쓰고, 아내 Graham이 그림을 그린 작품으로, 일상생활의 사소한 면들을 모나지 않은 부드러운 필치로 간결하면서도 익살스럽게 그려내고 있으며, 캐릭터들은 한결같이 다정하고 온화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1958년작인 No Roses for Harry 는 해리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입니다.
장미꽃무늬 스웨터를 머쓱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고 있는 해리. 하지만 점박이 무늬 스웨터를 입고 만족스럽게 웃고 있는 뒷표지를 통해 해리가 장미꽃무늬 스웨터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해리는 마치 자기 주장이 생기기 시작한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특히,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해리의 표정을 보면 마음상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애완동물 가게, 식료품점, 꽃집 등 아이들이 나들이했을 법한 장소들이 많아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올이 풀린 스웨터가 새 한 마리에 의해 감쪽같이 사라지는 마술같은 장면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주황색과 초록색으로만 채색되어 촌스러운 느낌까지 주는 이 책이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이유는 동서양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캐릭터들과 강아지를 통해 보여주는 아이들의 일상에 대한 공감대 그리고 현실을 약간 벗어난 듯한 상상에서 오는 즐거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