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다람쥐 Micawber는 미술관 옆 공원에 산다. 그래서인지 그림에 대한 관심도 보통이 아닌데, 툭하면 미술관 천정을 통해서 기어들어가 루벤스, 램브란트, 반다이크, 고흐, 드가, 고흐, 로트렉 등 수많은 명작을 감상하며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미술관에서 모네의 그림을 베껴 그리던 한 여자를 지켜보다가 그녀의 화구통에 몰래 숨어서 그녀의 집까지 따라간다. 급기야 여자가 자고 있던 사이 꼬리에 물감을 묻혀 직접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John Lithgow란 이름을 헐리웃의 악역전문배우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며,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Shrek》의 Farquaad 경의 목소리 연기자로 알고 있을 텐데요, 사실 절묘하게 라임을 살린 유려한 문체의 동화작가로도 정말 유명합니다. 문장이 정말 환상적이죠. 악역 연기를 기똥차게 하던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다람쥐의 이야기까지 기가 막히게 전하고 있는데요, 동화에서 문학적 감성을 느끼는 기쁨을 맛보게 되다니 그야말로 기절초풍할 지경입니다. 게다가 저자가 직접 읽어주기까지 하네요.
게다가 이야기만큼 환상적인 게 일러스트인데요, 타임誌를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가끔씩 표지를 장식하는 일러스트레이터 C. F. Payne의 작품을 만나보셨을 겁니다. 오바마를 비롯한 정치인과 유명 연예인들의 캐리커처를 멋지게 선보이기도 했죠. 이런 멋진 솜씨로 그림을 그리는 다람쥐의 표정을 놀라울 만큼 생생하게 재현해놓고 있습니다. 환상적인 문장과 환상적인 일러스트의 환상적인 만남이라고나 할까요?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