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뉴베리 수상작가인 한국계 미국인 Linda Sue Park은 아직까지 잔존해 있는 인종차별의 편견 속에서 미려한 문장으로 꿋꿋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강단 있는 작가입니다. 또한 토속적인,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 이야기를 펼쳐나가려는 그녀의 열의는 각종 수상과 독자들의 열렬한 응원으로 보답 받고 있죠.
《When My Name Was Keoko》도 우리나라의 역사와 결부 지어 쓴 이야기로, 배경은 일제시대입니다. 세계 2차대전이 시작하던 1940년, 열 살 순희와 열세 살 태열이는 자기 나라의 말을 쓰지도 하지도 못하고, 심지어 일본의 창씨개명 때문에 이름을 교코와 노부오로 불리게 됩니다. 일본은 또한 우리나라의 태극기와 무궁화마저도 없애려 하지만, 둘은 5년 뒤 일본이 패망할 때까지 끝까지 지켜냅니다.
《When My Name Was Keoko》는 저자 Linda Sue Park의 부모님이 직접 겪었던 일제시대의 이야기로 부모님을 대신한 일종의 자전소설입니다. 정신대에 끌려가기 위해 운동장에 모여드는 여자아이들, 독립신문을 제작하다가 쫓기는 삼촌, 친일을 하며 살고 있는 친구네 가족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처절한 아픔을 지극히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인’보다 ‘한국계’에 방점을 찍고 우리의 이야기를 하는 Linda Sue Park, 무거운 소재도 아이들의 시선에서 쉽게 풀어나가는 능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