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흑인민권운동의 불이 타오르기 시작한 1968년, 열한 살의 어린 소녀 Delphine은 두 여동생 Vonetta와 Fern을 데리고 7년 전에 가출한 엄마를 찾으러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로 향했다. 무려 여섯 시간 반을 날아서 도착했더니 엄마 Cecile은 아빠가 준 돈부터 내놓으라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엄마와의 생활은 그야말로 방치다. 음식을 해주지도 않고 주방도 쓰지 못하게 한다. 그러면서 엄마는 민권운동에 힘을 보탠다는 사명으로 시를 쓰기에 바쁘다. 엄마는 왜 알아서 하지 못하냐고 타박하지만, Delphine은 열한 살에 불과한 어린 소녀일 뿐이다.
세상의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했던 1968년 여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가족소설이자 성장소설인 Rita Williams-Garcia의 《One Crazy Summer》입니다. 극렬테러만을 일삼는다는 Black Panthers가 등장하고 흑인민권운동 과정이 어린 아이의 낮은 시선으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알기 쉽게 펼쳐지는데요, 더불어 가족의 해체와 안타까운 죽음 등 희생의 역사가 뭉클함이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감동적입니다.
격렬했던 당시의 분위기, 숨죽여야만 했던 사람들의 희망의 목소리, 눈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일상의 풍경 그리고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수많은 역사적 장면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소름끼치는 감동은 더욱 더 커져만 갑니다. 이렇게 놀라운 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이 작품에 대한 평단의 극찬은 전율이 흐를 정도입니다. 워싱턴 포스트, 보스턴 글로브, 퍼블리셔스 위클리, 커쿠스 리뷰,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등 위상을 가늠할 수 없는 다양한 매체에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당연히 코레타 스콧 킹 상, 뉴베리 아너상, 스콧 오델 역사 소설상, 페어런츠 초이스 금상 등 받아야 할 모든 상을 수상합니다.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도 오르지만 이것만 빼고요. ^^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