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등대지기 노인이 급한 사정으로 2주 간 등대를 비우게 됐다며 Ronnie와 그의 이모 Morse 부인에게 등대를 부탁했다. 2주 후 노인이 돌아올 때까지 매일 밤 등대에서 자며 불을 밝히는 일이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좋았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를 자장가 삼고 등대를 돌보는 그 자체가 즐거웠다. 그러나 2주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노인이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Morse 부인은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이제 열한 살에 불과한 소년 Ronnie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돼 화만 솟구친다. 끝내 둘은 크리스마스를 등대에서 보내게 되는데, 그곳에서 특별한 상자를 하나 발견했다. 그 안에는 육십 평생 단 한 번도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못한 자신의 사정과 대신 선물을 준비했다는 노인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짧지만 많은 것을 전해주는 Julia L. Sauer의 《The Light at Tern Rock》입니다. 바다를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바닷길을 밝히는 등대라는 특별한 공간이 주는 서정성이 더해지면서 파스텔 톤의 환상이 펼쳐집니다. 그러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노인으로 인해 생긴 분노로 파스텔 톤의 색상은 희뿌옇게 변해갑니다. 그리고 마침에 인간에 대한 배려를 배우며 차분한 바다색으로 바뀌어 가네요. 《The Light at Tern Rock》은 살다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사정에 대해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는 그 마음을 참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