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빵이 없다고 울부짖는 백성들을 보며 "빵이 없다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는 마리 앙투아네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어처구니없는 답변에 경악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마리 앙투아네트 그녀의 상식으로서는 케이크가 지극히 당연한 답이다. 결핍과 부족을 모르는 궁정생활에서 빵의 대체재는 케이크이니까.
이렇듯 마리 앙투아네트의 상식의 범주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원인은 인식의 저변이 지극히 제한되어 있었다는데 있다. 한정된 울타리 즉, 사고의 폭이 좁다보니 구할 수 있는 해답도 상식 이하의 것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하는 과정에서 사고의 폭을 현재에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무한대로 확장시키고, 그렇게 인식의 저변을 넓히는 과정에서 유연한 발상과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아이에게 제대로 역사를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어쩌면 마리 앙투아네트가 가졌던 문제와도 닮았다. 그녀는 궁정생활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했기에 사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고, 아이는 부족한 어휘와 빈약한 사고력으로 인해 역사의 순간이 가진 중요한 의미를 제대로 인지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저자 Susan Wise Bauer는 미국의 소설가이자 교육자로 바로 이런 고민에 대해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그녀 또한 4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모두 Home-Schooling으로 애들을 교육시켜 왔기 때문이다.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는 싶은데 일일이 설명하자니 지루해 할 것 같고, 그렇다고 대충 알려줄 수는 없고……. 이러한 고민의 해답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것이 《The Story of the World(교양있는 우리 아이를 위한 세계 역사 이야기)》이다.
《The Story of the World》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들이 역사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든다는 데 있다. 먼저 아이가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또래의 친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여기에 초등학생 수준에 맞는 언어와 사고방식으로 읽어주는 방식의 글쓰기를 하고 있으며, 마냥 암기해야만 할 것 같은 연표는 모두 생략하고 역사를 이야기화 했다. 그러나 따로따로 떨어져 노는 이야기가 아니라 한줄기 나뭇가지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이해를 돕도록 풍부한 지도가 나온다.
어릴 때 무심코 외웠던 한편의 시를 평생 기억한다. 마치 화선지가 먹물을 빨아들이듯 머리에 차곡차곡 재워놓기 때문이다. 유소년기 교육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인식의 저변을 넓히고 사고력과 유추능력을 배양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것이 역사이다.
Susan Wise Bauer 그녀가 Home-Schooling의 교재로 활용하기 위해 저술한 만큼 재미는 물론, 쉽게 익히고 체계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책 《The Story of the World》이다.
by 카탈루냐의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