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대공황으로 인한 불황의 그림자가 최고조에 달한 1933년, 캐시와 오빠인 스테이시 등이 살던 미시시피주의 작은 마을에도 그 여파는 가볍지 않다.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 만큼 인종차별도 극심해졌다. 흑인노예해방이 이뤄진 지 70년이 지났다고 하지만 어디에도 평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캐시의 동생 리틀맨이 학교에서 받은 교과서는 백인들이 쓰다 버린 너저분하기 짝이 없는 책이며, 더구나 흑인을 비하하는 욕설이 찍혀 있다. 수령을 거부한 대가로 돌아온 것은 선생의 가혹한 폭력이다. 등하교도 힘들기는 매한가지로 교육위원회마저 흑인학교에 대한 지원이 없다. 마트에 가면 흑인이라는 이유로 캐셔가 물건값을 계산해 주길 거부하고, 거리에서 몸이 부딪히는 사소한 일에도 모욕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불평등과 불합리와 차별과 모욕을 받으면서도 그들은 자신의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투쟁한다. 그 투쟁 때문에 생활마저 궁핍해질지언정.
만인은 평등해서 공평한 기회를 보장받고 노력한 만큼 대가가 돌아온다고 배우지만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죠. 이 책의 배경인 대공황이 절정이던 1930년대에도 물론이거니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노력 없이 투쟁 없이는 기회도 열매가 맺어지는 일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삶의 철학과 원칙을 갖는 일입니다. 저자 Mildred D. Taylor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도 여기에 있습니다.
《Roll of Thunder, Hear My Cry》는 인종차별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인종차별철폐가 주제는 아닙니다. 이 세상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고 아직까지 다양한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며, 이런 난관에 봉착했을 때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인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