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북 리뷰
로브는 엄마가 죽은 이후 가슴속에 가방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 속에는 엄마를 비롯해서 웃음과 눈물, 기쁨과 슬픔 등 수많은 감정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가방 속으로 들어간 것들은 다시는 나오지 않아요. 더 이상 울지도 않고, 다리의 피부병만큼이나 황폐해져 가는 중입니다.
시스틴은 새로 전학 온 친구예요. 이혼으로 인해 엄마와 함께 플로리다로 이사온 아이죠. 시스틴은 부모로부터 받은 배신감과 분노를 겉으로 거칠게 표현해 내기만 합니다. 사납게 말이죠.
어느 날 이 두 친구가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우리 안에 갇힌 호랑이, 백수의 제왕이라는 사나운 호랑이는 로브와 시스틴의 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 같습니다. 그러던 중 시스틴은 호랑이가 자신을 태워 비상하는 꿈을 꿉니다. 그래서 로브에게 제안하죠. 풀어주자고.
읽는 내내 가슴이 아픈 책이 있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흐르는 줄도 모릅니다. 그래도 박하와 같이 깊은 속이 화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그 여운과 감동에 못 이겨 자꾸만 책을 쓰다듬게 됩니다. 어느 순간 내 마음에 세워둔 서재의 한가운데에는 《The Tiger Rising》이 오롯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뉴베리상을 비롯해서 모든 상을 섭렵하다시피 한 Kate DiCamillo는 《The Tiger Rising》으로 미국 내셔널 북어워드를 수상합니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에 거의 모든 비평가들이 양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극찬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The Tiger Rising》는 ‘날아오르는 호랑이처럼’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어 있지만, Kate DiCamillo의 탁월한 글솜씨, 그리고 감동과 여운은 번역본으로는 절대 감상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by 이글랜차일드